굽고 삶는 과정은 단백질을 변화시키지만, 그 뒤에 섬유 다발을 얼마나 짧게 자르느냐는 칼이 결정한다. 짧은 섬유는 부드럽게 느껴지고, 긴 섬유는 완벽하게 익혔어도 마치 밧줄을 씹는 느낌을 준다.
결을 알아보는 눈은 정육점 카운터에서만 쓰는 기술이 아니라 집 도마 위에서도 바로 값어치를 한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저렴하지만 고생스러운 부위의 맛을 곧바로 끌어올릴 수 있다.
결을 찾는 법
근육 안에서 나란히 이어지는 줄무늬, 즉 섬유가 뻗은 방향을 찾아보자. 치마살이나 안창살에서는 눈에 뻔히 보이지만, 등심처럼 지방층 사이에 숨어 있는 경우도 많다.
칼이 그 줄무늬를 따라가지 않고 가로질러 지나가도록 도마 방향을 돌려가며 썰자. 한 덩어리 안에서도 중간에 결 방향이 바뀐다면, 썰다 말고 칼 각도를 함께 바꿔줘야 한다.
두께도 하나의 양념이다
얇게 썬 고기는 샤브샤브나 불고기처럼 순간적으로 익히는 요리, 그리고 다소 질긴 부위에 잘 어울린다. 두꺼운 스테이크는 크게 몇 조각만 썰어야 포크에 닿기 전까지 육즙이 새지 않는다.
양지머리나 목심은 휴지시킨 뒤 결 반대 방향으로 연필 굵기 정도로 써는 편이 좋다. 너무 두껍게 자르면 애써 분해해 둔 콜라겐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셈이 된다.
휴지시킨 다음 썰기
너무 일찍 칼을 대면 도마가 육즙 바다가 된다. 짧게라도 휴지 시간을 주면 온도 차가 완화되면서 썰었을 때 더 촉촉하게 남는다.
칼은 항상 예리하게 유지하자. 무딘 칼날은 섬유를 자르는 대신 눌러 뭉개고 찢는다. 기름진 부위를 썬 다음에는 칼날을 닦아 다음 조각을 깨끗하게 시작하자.
뼈, 덧살, 서로 다른 결이 만나는 지점
어떤 대분할육은 결 방향이 서로 다른 근육 여러 개가 붙어 있다. 가능하면 근막을 따라 근육을 먼저 분리한 다음, 각 근육을 자기만의 최적 각도로 썰자.
부위 이름과 분할도 관련 자료로 어떤 근육을 샀는지 먼저 파악해두면, 도마 위에서 그 지식을 실제로 완성할 수 있다.
연습하기 좋은 부위
치마살, 안창살, 행어스테이크는 결이 눈에 잘 보여서 연습용으로 좋다. 여기서 눈을 훈련해두면 등심 같은 부위의 결도 훨씬 쉽게 읽힌다.
이 글은 굽기 관련 글과 함께 보면 좋다—크러스트와 잔열 관리가 고기를 도마까지 데려오고, 썰기는 그 뒤의 한입을 결정한다.
핵심 정리
- 결을 가로질러 썰어야 섬유가 짧아져 부드럽다.
- 부위와 용도에 맞춰 두께를 다르게 정한다.
- 썰기 전에 휴지시키고, 칼은 항상 날카롭게 유지한다.
- 결 방향이 서로 다르면 근육을 먼저 분리해서 썬다.
자주 묻는 질문
결이 잘 안 보이면 어떻게 하나?
일단 한 조각만 시험 삼아 썰어 씹어본 다음, 다음 조각은 90도 돌려서 썰어 비교해보자. 거친 부위로 연습하다 보면 눈이 점점 익숙해진다.
손님상을 위해 고기를 미리 다 썰어놔도 될까?
곧 낼 만큼만 썰자. 통째로 휴지시킨 덩어리가 조명 아래 미리 썰어둔 접시보다 훨씬 촉촉하게 유지된다.
다진 고기에도 결 반대 방향이 중요한가?
아니다—다지는 과정에서 이미 섬유 길이가 사라진다. 결 규칙은 통째로 썰어내는 고기에만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