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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시

스쿼시를 시작할 때 한국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돈이 아니라 코트다. 장비 자체는 라켓과 보호 고글, 공, 실내화까지 20만원 안팎이면 갖춰지고 이는 테니스나 골프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싸다. 그런데 스쿼시 코트는 규격상 길이 9.75미터, 너비 6.4미터에 천장 높이까지 필요한 밀폐 구조물이라 아무 체육관에나 만들 수 없고, 국내에서는 애초에 지어진 코트 자체가 많지 않다. 코트가 한 면도 없는 시군이 흔하고, 있어도 피트니스 센터나 호텔 스포츠센터 안에 한두 면 딸린 형태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래의 모든 비용 계산보다 앞서야 할 단계는 집이나 직장에서 왕복 40분 안에 갈 수 있는 코트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현실을 그대로 말하면 스쿼시는 한국에서 소수 종목이다. 배드민턴이나 테니스처럼 동네마다 동호회가 굴러가는 구조가 아니어서, 사람이 모이는 곳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서울과 경기 일부의 스쿼시 전용 클럽, 코트를 갖춘 국민체육센터와 구민체육센터, 스쿼시부나 동아리가 살아 있는 대학교 체육관, 그리고 코트가 딸린 대형 피트니스 센터다. 대한스쿼시연맹과 시도 협회가 전국 선수권과 동호인부 대회를 운영하지만 대회 역시 수도권과 광역시에 집중된다. 반대로 말하면 한 번 코트와 사람을 찾으면 진입 장벽은 급격히 낮아진다. 인원이 적어 초보자도 금방 얼굴이 알려지고, 레슨 자리도 배드민턴처럼 몇 달씩 대기하지 않는다.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이후 국내 지원과 프로그램이 늘어날 여지도 생겼다. 유학이나 주재원으로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이집트, 영국처럼 코트가 흔한 나라에 가게 된다면 그곳에서 훨씬 쉽게 이어갈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아래 금액은 모두 2025~2026년 국내 시장의 입문자 기준이며, 코트 이용료는 지역과 시설 성격에 따른 편차가 다른 어떤 종목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

장비와 예산

라켓 (입문용)

입문가 6~15만원

가장 먼저 사되 비싸게 살 이유가 전혀 없는 물건이다. 규격상 무게 상한이 255그램이지만 실제 시판 라켓은 120~145그램대이며, 입문자는 130~140그램의 이븐 밸런스나 약한 헤드헤비 모델이 무난하다. 상급자용 115그램대 초경량 라켓은 가볍고 좋아 보이지만 프레임이 얇아 벽에 긁히면 쉽게 상하고, 스윙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사람에게는 공이 오히려 덜 나간다. 던롭, 테크니화이버, 헤드, 윌슨, 프린스 같은 브랜드의 6~12만원대 입문 라인이면 최소 1년은 충분하다. 첫 달은 클럽이나 레슨장의 대여 라켓으로 몇 자루 쥐어보고 사는 편이 낫다.

공 (색깔 점 등급)

입문가 2개들이 1만~1만5천원

초보자가 가장 많이 틀리는 항목이며, 이 선택 하나로 스쿼시를 계속할지가 갈린다. 대회용 이중 노란 점 공은 차가울 때 거의 튀지 않아 몇 분간 세게 쳐서 데워야 제 성질이 나오는데, 아직 세게 칠 줄 모르는 사람이 이 공을 쓰면 공이 전혀 튀지 않는다고 느끼고 랠리가 두세 번을 못 넘긴다. 처음에는 파란 점이나 빨간 점 공, 브랜드에 따라 인트로나 프로그레스로 표기된 공을 써야 한다. 노란 점 하나짜리를 거쳐 이중 노란 점으로 옮겨가는 순서가 정석이다. 공은 소모품이라 깨지거나 미끄러워지면 바꾼다.

보호 고글

입문가 3~8만원

타협하지 말아야 할 유일한 장비다. 스쿼시공의 지름 약 40밀리미터는 사람 눈구멍에 거의 정확히 들어맞는 크기여서 직격을 받으면 안구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두 선수가 한 코트를 공유하는 종목 특성상 상대의 라켓이 얼굴 근처를 지나가는 일도 잦다. 대부분의 연맹이 주니어와 복식 경기에 착용을 의무화한다. 일반 안경이나 선글라스는 깨지면 오히려 위험하므로 폴리카보네이트 렌즈의 라켓 스포츠 전용 제품을 써야 한다. 김서림 방지 코팅이 된 모델이 밀폐된 코트에서 훨씬 쓸 만하다.

실내 코트화 (논마킹 아웃솔)

입문가 8~20만원

두 번째로 중요한 장비이자 대부분의 초보가 가장 늦게 사는 물건이다. 러닝화는 밑창이 두껍고 앞뒤 추진에 맞춰 설계돼 있어 스쿼시의 급격한 좌우 정지와 깊은 런지에서 발목이 그대로 꺾인다. 반드시 검은 자국이 남지 않는 논마킹 고무 밑창의 실내 코트화를 신어야 하며, 이는 코트 바닥 보호 규정 때문에 시설 입장 조건이기도 하다. 스쿼시 전용화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우면 배드민턴화나 인도어 핸드볼화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겉창보다 안쪽 쿠션이 먼저 죽으므로 주 2~3회 기준 10개월 안팎이면 교체한다.

그립테이프

입문가 개당 1천~3천원

가장 싸면서 체감 효과가 큰 소모품이다. 밀폐된 코트는 온도와 습도가 빠르게 올라가 손에 땀이 많이 나고, 손에서 라켓이 도는 느낌은 실력 문제가 아니라 그립이 닳은 신호다. 얇은 오버그립을 한두 달에 한 번 갈아준다. 스쿼시는 손목을 쓰는 각도가 커서 그립이 너무 굵으면 섬세한 드롭 감각이 둔해지고, 너무 얇으면 팔꿈치에 부담이 몰린다. 손가락 끝이 손바닥에 살짝 닿는 굵기가 기준이다.

스트링 교체

입문가 1회 1만5천~3만원

당장 급하지 않고 몇 달 뒤에 마주칠 지출이다. 완제품 라켓에 매여 있는 줄은 대개 저가 스트링이므로, 끊어지면 그때 1.20~1.25밀리미터의 내구성 좋은 멀티필라멘트로 22~26파운드 텐션에 매면 된다. 초보 단계에서 상급자가 쓰는 얇은 스트링이나 고텐션은 반발력을 잃고 팔꿈치 부담만 키운다. 스쿼시는 벽과 바닥에 라켓이 긁히는 일이 잦아 프레임 상단 스트링이 먼저 닳으므로, 끊어지기 전에도 반년 정도면 탄성이 떨어진다.

라켓 가방

입문가 5~15만원

가장 나중에 사도 되는 물건이다. 라켓 한 자루를 들고 다니는 동안에는 동봉된 소프트 케이스로 충분하고, 라켓이 두 자루가 되고 신발과 갈아입을 옷, 고글까지 챙기게 되는 시점에 3~6라켓용 배낭형을 사면 된다. 겨울에 라켓을 차 트렁크에 두지 않는 습관이 가방보다 훨씬 중요하다. 급격한 온도 변화는 스트링 텐션을 떨어뜨리고 카본 프레임 접합부에 무리를 준다.

시작하는 순서

1

장비보다 코트를 먼저 찾는다

라켓을 사기 전에 갈 수 있는 코트를 확정하는 것이 한국에서 스쿼시를 시작하는 첫 단계다. 거주지와 직장 주변의 국민체육센터와 구민체육센터, 스쿼시 전용 클럽, 코트를 갖춘 대형 피트니스 센터, 그리고 대학교 체육관을 순서대로 확인한다. 대여 라켓과 공이 있는지, 초보자 강습 프로그램이 있는지, 혼자 가도 벽치기 연습이 가능한지를 함께 물어본다.

전화로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은 코트가 규격 코트인지다. 피트니스 센터 부속 코트 중에는 공간에 맞춰 줄여 지은 비규격 코트가 적지 않고, 천장이 낮아 로브를 아예 칠 수 없는 곳도 있다. 이런 코트에서만 배우면 정규 코트에 처음 섰을 때 거리감과 높이 감각이 통째로 어긋난다. 또 하나, 스쿼시는 라켓 스포츠 중 심박수가 가장 빠르게 치솟는 종목이라 오랜 공백 뒤 40대 이후에 시작한다면 첫 달은 랠리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시작하는 편이 안전하다.

2

혼자 벽치기로 감각 만들기 (0~1개월)

스쿼시는 혼자서도 연습이 되는 드문 라켓 스포츠다. 코트에 혼자 들어가 전면 벽을 향해 계속 치는 솔로 드릴만으로 그립과 타점, 공의 반응을 익힐 수 있다. 이스턴에 가까운 그립으로 라켓 면을 살짝 열고, 몸을 옆으로 돌려 앞발 쪽에서 공을 잡는 기본 자세부터 만든다. 이 시기의 목표는 강하게 치는 것이 아니라 공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프로용 이중 노란 점 공을 쓰면 거의 반드시 그만두게 된다. 초보의 타구 속도로는 공이 데워지지 않아 두 번째 바운드가 아예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파란 점이나 빨간 점 공으로 시작해 랠리가 열 번 이상 이어지게 만든 다음 등급을 낮춰가야 한다. 그리고 혼자 연습할 때도 고글은 쓰는 것이 좋다. 벽에서 튀어나오는 공은 방향이 예상 밖으로 꺾이고, 대부분의 눈 부상은 상대가 아니라 자기 공에 맞아 생긴다.

3

스트레이트 드라이브와 길이 만들기 (1~3개월)

스쿼시 실력의 8할은 옆벽을 따라 곧게 치는 스트레이트 드라이브, 즉 레일 하나에서 나온다. 뒤쪽 구역에서 친 공이 옆벽에 바짝 붙어 서비스 박스 뒤에 떨어지고 뒤쪽 코너에서 죽으면 좋은 길이다. 코트 한쪽 반면만 쓰면서 같은 샷을 수백 번 반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이 단계에서 드롭이나 보스트를 먼저 배우려는 사람이 가장 오래 헤맨다.

공이 깊이 가지 않는 원인은 힘이 아니라 전면 벽 조준점 높이다. 초보는 거의 예외 없이 너무 낮고 세게 친다. 컷라인보다 30~50센티미터 위를 겨냥하고 힘은 오히려 빼면 공이 뒤쪽 코너까지 간다. 프로들이 드라이브의 상당수를 컷라인보다 훨씬 높게 치는 이유가 이것이다. 세고 짧은 공은 뒷벽에서 튕겨 코트 중앙으로 돌아와 상대에게 그대로 공격 기회를 넘긴다.

4

T존 복귀와 움직임 (3~6개월)

스윙이 잡히면 병목은 곧바로 발로 옮겨간다. 치고 나서 코트 중앙의 T존으로 돌아오고, 상대가 칠 때 스플릿 스텝으로 멈춰 서고, 마지막 한 걸음을 런지로 뻗어 공을 받고, 다시 밀어서 중앙으로 복귀하는 사이클을 몸에 새기는 시기다. 공 없이 코트를 도는 섀도 연습과 보스트·드라이브·드롭을 순환시키는 2인 드릴이 이 단계의 핵심이다.

뒷걸음질로 뒤쪽 코너에 가는 습관이 중년 동호인 아킬레스건 파열의 가장 흔한 경로다. 처음부터 몸을 옆으로 돌려 사이드 스텝으로 빠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런지 착지는 발끝이 아니라 발뒤꿈치부터 닿게 하고 발끝을 살짝 든 채 브레이크를 건다. 그리고 매 샷 뒤 무조건 T존 정중앙에 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친 공의 반대쪽으로 한 걸음 비켜선 위치가 정답인 경우가 많다. 공 경로를 막고 서면 스트로크로 점수를 잃는다.

5

서브와 방해 규칙 익히고 게임 데뷔 (6~12개월)

게임을 하려면 서브와 방해 규칙을 알아야 한다. 서브는 랠리당 한 번뿐이고 세컨드 서브가 없어 폴트가 곧 실점이므로, 무리한 강서브 대신 뒤쪽 코너에서 죽는 높은 로브 서브가 표준이다. 그리고 렛, 스트로크, 노렛이라는 세 단어가 이 종목 규칙의 대부분이다. 생활체육 코트에서는 심판 없이 두 선수가 합의로 판정하므로, 어떤 상황이 무엇에 해당하는지 서로 아는 것이 곧 경기 진행 능력이다.

초보끼리 게임할 때 가장 위험한 순간은 턴이다. 뒷벽에서 튀어나온 공을 따라 몸을 돌리면 상대가 시야에서 사라지는데, 이 상태에서 그냥 치면 공이 상대 얼굴로 간다. 돌아섰을 때 상대 위치가 확인되지 않으면 치지 말고 손을 들어 렛을 요청하는 것이 규칙이자 예의다. 그리고 방해가 생겼을 때 무조건 렛을 외치는 습관도 좋지 않다. 애초에 공에 닿을 수 없었던 상황의 어필은 노렛으로 점수를 잃는다.

6

동호회 정착과 첫 동호인 대회 (1년 전후)

1년쯤 되면 코트에서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 무렵부터 대한스쿼시연맹이나 시도 협회, 개별 클럽이 여는 동호인 대회 이야기가 나온다. 국내 스쿼시 대회는 참가 인원이 많지 않아 초보부나 신인부 문턱이 낮은 편이고, 하루에 여러 경기를 치르는 방식이 흔하다. 출전 자체가 실력을 가장 빠르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다.

대회 공은 거의 예외 없이 이중 노란 점이다. 평소 빨간 점이나 노란 점 하나짜리로 연습해왔다면 대회장에서 공이 죽어 있는 느낌에 그대로 무너진다. 최소 한 달 전부터 대회용 공으로 갈아타 적응해야 한다. 또 하나, 5게임 3선승제 경기를 하루에 서너 번 치르는 것은 초보의 체력 계산 밖이다. 경기 사이 회복 시간을 확인하고 첫 경기부터 전력을 쏟지 않는 것, 그리고 여벌 티셔츠와 수건을 넉넉히 챙기는 것이 실제로 성적을 바꾼다.

유지 비용

회당 3~6만원 (월 4회 12~24만원)개인 레슨 2025~2026년 수도권 사설 클럽 기준이다. 스쿼시는 지도자 수가 적어 배드민턴이나 탁구보다 회당 단가가 높게 형성되며, 지방에서는 애초에 강사가 있는 시설을 찾기 어려워 가격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공공 체육센터의 그룹 강좌는 훨씬 저렴해 3개월 과정 기준 월 5~12만원 선이지만 개설 자체가 드물다.
시간당 5천~2만원코트 대관료 지역 편차가 이 종목에서 가장 큰 항목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체육센터는 시간당 5천~1만원대이고 주민 할인이 붙기도 하는 반면, 서울 도심의 사설 전용 클럽은 1만5천~2만원 이상을 받는다. 평일 낮과 야간·주말 요금이 다르고, 인기 시간대는 회원 정기 예약으로 이미 차 있는 경우가 많다.
월 7~20만원클럽·피트니스 월 회원권 코트가 딸린 피트니스 센터의 종합 회원권에 스쿼시 코트 이용이 포함되는 형태가 국내에서 가장 흔하다. 이 경우 헬스와 함께 월 7~15만원 선이며, 코트를 시간당 따로 예약하는 것보다 주 2회 이상 치는 사람에게는 훨씬 싸다. 스쿼시 전용 클럽의 회원권은 월 15~20만원대까지 올라가지만 코트 확보가 확실하다는 장점이 있다.
월 1~2만원공 소모비 공은 깨지거나 표면이 미끄러워지면 성능이 떨어지므로 주기적으로 교체한다. 주 2~3회 치는 사람이라면 두세 달에 2개들이 한 통 정도로, 배드민턴 셔틀콕과 비교하면 부담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다만 대회용 이중 노란 점 공은 등급이 낮은 공보다 비싸고 수명도 짧은 편이라 대회를 준비하는 시기에는 지출이 늘어난다.
월 1~3만원동호회 월회비 코트 대관비를 회원끼리 나누는 구조가 대부분이라 회비 자체는 낮고, 대신 코트 사용료가 별도로 붙는 경우가 많다. 국내 스쿼시 동호회는 수가 적어 한 지역에 한두 곳뿐인 일이 흔하며, 회비보다 정기 운동일이 자신의 일정과 맞는지가 실질적인 선택 기준이 된다. 회비에 클럽 레슨이 포함된 곳도 있다.
참가비 2~5만원, 등록 연 1~3만원대회 참가비와 동호인 등록 동호인 대회 참가비는 종목당 2~5만원 선이고 복식은 팀 단위로 받는다. 연맹이나 시도 협회 주관 대회는 사전 동호인 등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연 1~3만원 정도의 등록비가 추가된다. 대회가 수도권과 광역시에 몰려 있어 지방 거주자는 참가비보다 교통과 숙박비가 더 큰 지출이 된다.

한국 시장 기준이며 지역·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흔한 부상과 예방

아킬레스건 파열과 건염

스쿼시를 대표하는 부상이며, 특히 오랜 공백 뒤 다시 운동을 시작한 30~50대에게 집중된다. 뒤쪽 코너로 뒷걸음질하다가 급히 방향을 바꿀 때, 또는 차가운 몸으로 첫 런지를 뻗을 때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방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뒷걸음질 대신 몸을 옆으로 돌려 사이드 스텝으로 후진하는 습관을 처음부터 들인다. 둘째, 코트에 들어가기 전 5분 이상 가볍게 뛰고 종아리를 움직여 데운다. 밀폐된 코트는 덥지만 몸이 데워진 것과는 다르다. 셋째, 종아리 편심성 강화 운동인 카프 레이즈를 주 2~3회 꾸준히 한다.

눈 부상

스쿼시공의 지름 약 40밀리미터는 사람의 안와에 거의 정확히 들어맞는 크기여서, 뼈에 막히지 않고 안구를 직접 때린다. 여기에 두 선수가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상대의 라켓이 얼굴 근처를 지나가는 상황까지 겹친다. 예방은 사실상 하나뿐이다. 폴리카보네이트 렌즈의 라켓 스포츠 전용 보호 고글을 처음부터 쓰는 것이다. 일반 안경은 깨지면 더 위험하다. 규칙 차원의 예방도 함께 익혀야 한다. 몸을 돌리는 턴 상황에서 상대 위치가 보이지 않으면 치지 말고 렛을 요청하고, 상대가 라켓 사거리 안에 있을 때는 스윙을 멈춘다.

무릎 부상 (반월상 연골, 슬개건염)

매 랠리마다 반복되는 깊은 런지가 앞무릎에 큰 가동 범위의 부하를 걸고, 좁은 코트에서 방향을 급격히 바꾸는 비틀림이 여기에 더해진다. 예방은 착지 기술과 근력 두 축이다. 런지에서 무릎이 발끝보다 안쪽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엉덩이 바깥쪽 근육을 쓰는 감각을 만들고, 착지는 발뒤꿈치부터 닿게 해 충격을 다리 전체로 분산시킨다. 근력 쪽에서는 스플릿 스쿼트와 불가리안 스쿼트처럼 한 다리로 버티는 편심성 운동이 가장 직접적으로 효과가 있다. 밑창 쿠션이 죽은 신발을 계속 신는 것도 흔한 원인이다.

스쿼시 엘보와 손목 통증

테니스 엘보와 같은 외측 상과염이지만 발생 경로가 다르다. 스쿼시에서는 뒷벽에 붙은 공을 억지로 파내는 동작, 손목만으로 각도를 만드는 짧은 스윙, 그리고 벽에 라켓이 부딪히며 전해지는 충격이 팔꿈치 바깥쪽에 반복 부하를 준다. 예방은 그립 굵기부터 점검하는 것이다. 손에 비해 너무 가는 그립은 라켓을 꽉 쥐게 만들어 전완 부담을 키운다. 스트링 텐션을 낮추면 충격이 줄고, 무엇보다 몸통 회전으로 치는 법을 배우면 손목과 팔꿈치가 하던 일이 자연히 줄어든다. 통증이 생기면 쉬는 것 외에 지름길은 없다.

정리하면 한국에서 스쿼시를 시작하는 비용은 놀라울 만큼 낮다. 라켓과 고글, 공, 실내화까지 20만원 안팎이면 첫 장비가 갖춰지고 그다음부터는 코트 이용료와 레슨비가 전부다. 문제는 그 코트가 어디 있느냐이고, 이것만 해결하면 나머지는 다른 어떤 라켓 스포츠보다 단순하다. 시작할 때 지켜야 할 원칙도 짧다. 첫째, 프로용 공으로 시작하지 말 것. 둘째, 고글을 쓸 것. 셋째, 뒷걸음질하지 말 것.

마지막으로 솔직히 덧붙일 것이 있다. 스쿼시는 밀폐된 공간에서 심박수를 빠르게 최대치 가까이 밀어 올리는 종목이라, 오랜 운동 공백이 있거나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이 아무 준비 없이 전력으로 랠리를 시작하는 것은 권할 만한 방식이 아니다. 40대 이후에 처음 시작한다면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하고, 첫 한두 달은 랠리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몸을 적응시키는 편이 안전하다. 그 단계만 넘기면 스쿼시는 같은 시간을 들여 얻는 심폐 효과가 가장 큰 운동 중 하나이며, 비 오는 날에도 겨울에도 코트가 그대로 있다는 점이 오래 하는 사람들을 붙잡아두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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