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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컬링은 장비값만 놓고 보면 겨울 스포츠 중에서도 싼 편에 속한다. 스톤은 경기장 비치품이라 살 일이 없고, 컬링화와 브룸을 갖춰도 스키 한 벌 값이 안 된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얼음이다. 컬링은 아이스링크 아무 데서나 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라, 물방울을 뿌려 얼린 페블 표면과 45미터짜리 전용 시트, 그리고 그 얼음을 관리할 아이스 테크니션이 있어야 성립한다. 한국에서 이 조건을 상시로 갖춘 곳은 손에 꼽을 정도이며, 이 종목의 진짜 진입 장벽은 돈이 아니라 거리와 시트 확보다.

2018년 평창에서 경북체육회 팀 킴이 여자부 은메달을 딴 뒤 컬링 검색량과 체험 문의는 폭발했지만, 전용 시트 수는 그만큼 늘지 않았다. 현실적인 출발점은 경북 의성의 컬링 전용 경기장과 2018년 올림픽 경기장인 강원 강릉의 컬링센터에서 운영하는 일반인 체험·강습 프로그램이고, 그다음이 각 시도 컬링협회가 운영하는 클럽팀과 대학 동아리다.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시트는 엘리트 전용이라 일반인이 쓸 수 없다. 수도권에 산다면 상설 시트가 사실상 없어 주말마다 왕복하는 생활을 각오해야 하고, 그게 어렵다면 학교와 생활체육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플로어컬링으로 규칙과 전술 감각을 먼저 쌓다가 옮겨오는 경로가 현실적이다. 아래 금액은 2025-26 시즌 기준 한국 시장가이며, 시설이 워낙 적어 지역별 편차보다 시설별 편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장비와 예산

탈부착 슬라이더와 그리퍼

입문가 슬라이더 2~6만원, 그리퍼 1~3만원

첫 지출로 가장 합리적인 물건이다. 가지고 있는 운동화 밑창에 끼우거나 덧신는 방식으로, 미끄러지는 발에는 테플론 슬라이더를, 차고 나가는 발에는 고무 그리퍼를 붙인다. 대부분의 체험 프로그램은 이 둘을 빌려주지만, 몇 번 나가보고 계속할 마음이 생겼다면 전용화를 지르기 전에 이것부터 사는 게 순서다. 슬라이더 두께가 3/16인치와 1/4인치로 나뉘는데 초보는 얇은 쪽이 덜 미끄러워 다루기 쉽다. 그리퍼는 소모품이라 한두 시즌마다 바꾼다.

컬링화

입문가 15~40만원

슬라이딩 자세가 어느 정도 잡힌 뒤 사는 물건이며, 급하게 살 이유가 전혀 없다. 오른손잡이 기준 왼발 밑창 전체가 슬라이더, 오른발이 그립창인 좌우 비대칭 신발이라 일반 운동화와는 완전히 다르다. 골드라인, 밸런스플러스, 애샴, 올슨 같은 브랜드의 입문 라인이 15~25만원대이고 상급은 40만원을 넘는다. 국내 재고가 적어 해외 직구가 흔한데, 그래서 더더욱 체험 프로그램에서 대여화를 여러 번 신어보고 사이즈와 슬라이더 두께를 정한 뒤 주문해야 한다.

브룸(브러시)

입문가 10~25만원

샤프트 재질에 따라 값이 갈린다. 입문용 글라스파이버나 하위 카본이 10~18만원, 상급 카본 경량 모델이 25~50만원대다. 초보에게 상급 브룸이 주는 이점은 거의 없고 오히려 가벼워서 체중을 싣는 감각을 익히기 어렵다. 중요한 건 헤드 원단인데, 2016년 브룸게이트 이후 공인 대회에서는 승인된 단일 원단만 쓸 수 있으므로 동호인 대회에 나갈 생각이라면 승인 패드가 호환되는 헤드인지 확인하고 산다. 패드는 소모품으로 2~5만원, 시즌당 두세 장이 나간다.

장갑

입문가 3~10만원

브룸을 잡는 손이 얼음물과 마찰에 계속 노출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빨리 필요해진다. 컬링용 장갑은 손바닥에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되어 있고 손등만 방한 처리된 얇은 형태다. 두꺼운 스키 장갑을 쓰면 스톤 핸들의 회전 감각이 죽어 릴리스가 흔들린다. 3~5만원대 국산·수입 보급형으로 충분하며, 스위핑을 많이 하는 리드와 세컨드는 손바닥이 먼저 닳아 시즌마다 교체하게 된다. 여벌로 얇은 목장갑을 가방에 넣어두는 사람도 많다.

무릎보호대와 컬링 복장

입문가 보호대 2~6만원, 스트레치 팬츠 5~20만원

딜리버리는 뒷무릎을 얼음에 가까이 눕히는 자세라 무릎이 바로 닿고, 시트는 영하다. 얇은 슬라이딩용 니패드 하나가 무릎 통증과 감기 두 가지를 동시에 막아준다. 복장은 방한복이 아니라 신축성이다. 청바지나 두꺼운 기모 바지로는 슬라이딩 자세 자체가 나오지 않으므로, 사방으로 늘어나는 스트레치 팬츠에 얇은 상의를 겹쳐 입고 스위핑으로 더워지면 벗는 식으로 조절한다. 경기장 기온은 보통 영상 4~8도 수준이라 두껍게 입으면 오히려 땀에 젖는다.

스플릿 기능 스톱워치

입문가 2~5만원

컬링에서 가장 저평가된 장비다. 두 호그라인 사이를 스톤이 지나는 시간을 재면 그날 얼음이 얼마나 빠른지가 숫자로 나온다. 챔피언십 얼음의 버튼 드로가 보통 13~14.5초, 강한 테이크아웃이 9초 안팎이며, 이 값은 경기장마다 다르고 같은 시트에서도 엔드가 지날수록 변한다. 스마트폰 스톱워치로도 되지만 목걸이형 전용 스톱워치가 조작이 확실하다. 웨이트를 감으로 던지는 단계에서 숫자로 던지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초보와 중급을 가르는 지점이다.

스톤 (사지 않는 것)

입문가 구매 대상 아님

초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인데, 스톤은 개인이 사는 물건이 아니다. 무게 17.24~19.96킬로그램의 연마된 화강암이며 대부분 스코틀랜드 에일사 크레이그 채석장에서 나온 원석으로 만들어지고, 한 시트에 필요한 16개 한 세트 수입가는 수천만 원대다. 전량 경기장 비치품이고, 관리와 러닝밴드 정비도 시설에서 한다. 마찬가지로 얼음 위에 페블을 뿌리고 깎아내는 작업도 아이스 테크니션의 영역이라, 개인이 준비할 것은 발과 손에 닿는 물건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시작하는 순서

1

장비를 알아보기 전에 갈 수 있는 시트부터 확정한다

한국에서 컬링을 시작하려다 그만두는 첫 번째 이유는 재능도 비용도 아니라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경북 의성의 컬링 전용 경기장, 강원 강릉의 2018년 올림픽 컬링센터가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설 시설이고, 그 밖에는 시도 컬링협회가 특정 기간에 아이스링크를 빌려 여는 프로그램이 간헐적으로 열리는 정도다. 대한컬링경기연맹과 거주지 시도 컬링협회에 먼저 연락해 올 시즌 일반인 프로그램 일정과 클럽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전화로 물을 때 반드시 두 가지를 함께 묻는다. 일반인 체험 프로그램이 열리는 요일과 시간대, 그리고 시트를 정기적으로 쓰는 클럽팀이 있는지다. 컬링장은 대회와 국가대표 훈련 일정에 따라 일반 개방이 몇 주씩 통째로 닫히는 경우가 있어, 홈페이지 공지만 보고 갔다가 헛걸음하기 쉽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설이 4인 이상 단체 예약을 우선 받기 때문에, 혼자 가는 것보다 기존 클럽의 게스트로 붙는 편이 훨씬 빨리 얼음을 밟는 방법이다.

2

체험 프로그램에서 스톤 대신 서는 법부터 배운다

첫 한두 시간에 배우는 것은 투구가 아니라 얼음 위에서 안 넘어지는 법이다. 한쪽 발에 슬라이더가 붙어 있는 상태로 걷는 것 자체가 낯설고, 실제로 초보 부상의 대부분이 스톤을 던지다가가 아니라 그냥 걷다가 나온다. 그다음이 해크에 발을 걸고 낮게 앉는 자세, 브룸이나 스태빌라이저에 체중을 나눠 싣고 미끄러져 나가는 동작이다. 이 단계에서 스톤은 무게를 느끼는 용도일 뿐 어디에 멈추는지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걸을 때는 반드시 그리퍼가 붙은 발로 디디고 슬라이더 발은 끌지 말고 들어서 옮긴다. 초보가 뒤로 넘어져 후두부를 찧는 사고는 거의 전부 슬라이더 발로 무심코 체중을 옮기는 순간에 일어난다. 시트 밖으로 나갈 때나 대기할 때는 슬라이더 위에 고무 그리퍼를 덧씌우는 습관을 첫날부터 들이면 이 위험이 사실상 사라진다. 경기장에 비치된 보행용 그리퍼가 있는지 꼭 물어보고, 없으면 개인 그리퍼를 먼저 사는 게 맞다.

3

슬라이딩과 릴리스를 하나의 동작으로 만든다

컬링의 기본기는 사실상 딜리버리 하나다. 해크를 박차고 나가 상체를 낮춘 채 직선으로 미끄러지고, 손이 가까운 쪽 호그라인을 넘기 전에 스톤 전체 이동 구간에서 두세 바퀴 도는 가벼운 회전을 주며 놓아준다. 이 회전이 컬을 만든다. 처음 두세 달의 목표는 스톤을 하우스에 넣는 것이 아니라, 매번 같은 자세로 같은 방향으로 미끄러지는 것이다. 방향이 일정해야 웨이트를 조절할 수 있고, 그전까지는 얼마나 세게 던졌는지가 아무 의미가 없다.

브룸을 세워두고 그 옆을 지나가는 식으로 라인을 확인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시트 뒤편 낮은 위치에 두고 자기 딜리버리를 정면에서 찍어보는 편이 훨씬 빨리 는다. 초보의 가장 흔한 문제는 릴리스 순간 손목을 비틀어 회전을 억지로 주는 것인데, 본인은 절대 느끼지 못하고 영상에서는 한눈에 보인다. 회전은 손목이 아니라 문 손잡이를 돌리듯 팔 전체가 부드럽게 도는 것으로 만들어야 스톤이 흔들리지 않는다.

4

스위핑과 포지션을 익히고 팀 안에서 움직인다

컬링은 4인 종목이고, 던지는 시간보다 쓸고 판단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 리드와 세컨드는 사실상 경기 내내 스위핑을 하며, 브룸 헤드에 체중을 실어 짧고 빠르게 문지르는 동작은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동시에 스톤을 따라가며 속도를 읽고 스킵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스톱워치로 호그라인 사이 시간을 재는 습관을 들이고, 서드가 스킵의 브룸을 잡아주는 역할까지 돌아가며 해보면 경기 전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스위핑에서 초보와 경험자를 가르는 것은 팔 힘이 아니라 발이다. 스톤 옆을 따라 옆걸음으로 이동하면서 상체를 브룸 위에 얹어 체중으로 누르는 것이 정답이고, 팔로만 문지르면 30초 만에 지치면서 정작 얼음에는 압력이 거의 안 들어간다. 그리고 자기 팀 스톤을 쓸다가 브룸이나 발로 건드리는 번드 스톤은 심판이 아니라 본인이 신고하는 것이 이 종목의 규범이다. 첫날부터 손을 들고 신고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느 클럽에서든 환영받는다.

5

클럽에 정식 등록하고 정기 시트 시간을 확보한다

체험 몇 번으로는 실력이 붙지 않는다. 각 시도 컬링협회 산하 클럽팀이나 대학 동아리에 등록해 주 1회라도 고정된 시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그다음 단계다. 클럽에 들어가면 시트 대관료를 팀원끼리 나누게 되어 1인 부담이 크게 줄고, 무엇보다 4인 팀이 자동으로 생긴다. 컬링은 혼자 연습장에 가서 늘 수 있는 종목이 아니라 같은 네 명이 반복해서 맞춰봐야 느는 종목이라, 팀을 구하는 것이 곧 훈련 환경을 구하는 것이다.

팀을 짤 때 실력이 비슷한 네 명보다, 서로 사는 지역이 가까운 네 명을 고르는 편이 훨씬 오래간다. 시트가 있는 곳까지 매번 같이 이동해야 하는데 출발지가 흩어져 있으면 반년 안에 두세 명이 빠진다. 또 하나, 클럽 등록 시 대한컬링경기연맹 선수 등록을 함께 해두면 동호인부가 열리는 전국대회에 나갈 자격이 생긴다. 등록 시기가 시즌 시작 전으로 정해져 있어 놓치면 그 시즌은 대회 출전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6

첫 대회에 나가고 믹스더블로 폭을 넓힌다

동호인 대회는 대개 8엔드로 치러지고 하루에 두세 경기를 소화한다. 목표는 성적이 아니라 시간제와 순서, 점수 합의 같은 실제 경기 절차를 몸에 익히는 것이다. 4인 팀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믹스더블이 좋은 대안이다. 남녀 각 1명씩 두 명이면 되고, 팀당 스톤 5개에 8엔드라 한 시트에서 소화할 수 있는 경기 수가 많아 시설이 부족한 한국 환경에 특히 잘 맞는다. 미리 놓인 스톤과 파워플레이 때문에 득점이 빨라 초보에게도 재미가 붙는다.

첫 대회에서 가장 자주 무너지는 지점은 샷이 아니라 시계다. 생각 시간제에 익숙하지 않으면 애매한 선택지를 두고 논쟁하다가 후반 엔드에 시간이 남지 않는다. 대회 전 연습 때부터 스킵이 결정을 30초 안에 내리는 훈련을 해두고, 확신이 없을 때는 복잡한 샷 대신 단순한 드로나 히트를 고르는 원칙을 미리 팀 규칙으로 정해둔다. 그리고 승산이 없다고 판단되면 정중하게 기권하는 것이 컬링에서는 예의이지 포기가 아니다.

유지 비용

1회 2~4만원일반인 체험·강습 프로그램 의성과 강릉의 컬링 전용 시설에서 운영하는 1.5~2시간짜리 프로그램이 대체로 이 선이며, 컬링화와 브룸 대여가 포함된다. 지자체 지원을 받는 시즌 프로그램은 더 저렴하거나 무료인 경우도 있다. 다만 회차가 한정적이고 단체 예약이 우선이라 개인이 원하는 날짜에 잡기 어렵다는 점이 비용보다 큰 제약이다. 4~8회짜리 초급 코스로 묶으면 15~40만원 수준이다.
1인당 회당 1~2만원시트 대관료 분담 컬링 시트 대관료는 시트당 시간당 3~8만원 수준이고 이를 팀원 4~8명이 나눠 낸다. 공공 체육시설로 운영되는 곳이 낮고 대회용 시설이 높다. 아이스하키와 달리 대관 단가 자체는 부담스럽지 않지만, 애초에 빌릴 시트가 있는 지역이 몇 곳 안 된다는 점이 이 종목의 실질적 제약이다. 대회 시즌에는 일반 대관이 몇 주씩 중단되기도 한다.
월 3~10만원, 연 등록비 3~10만원클럽 회비와 선수 등록비 시도 컬링협회 산하 클럽팀 기준이며, 주 1회 모임이면 하단, 주 2회 이상이면 상단이다. 회비의 실체는 대관료 분담금과 팀 운영비다. 여기에 대한컬링경기연맹 선수 등록비와 시도협회 연회비가 별도로 붙는데, 이를 등록해야 공식 대회 출전 자격이 생긴다. 대학 동아리는 학교 지원이 들어가 훨씬 저렴하지만 방학 중 운영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
팀당 10~30만원동호인 대회 참가비 4인 팀 기준 등록비를 인원으로 나누면 1인당 3~8만원 선이다. 대회 규모와 경기 수에 따라 다르고, 유니폼 제작비를 처음 한 번 부담하면 이후 시즌에는 들지 않는다. 국내 대회가 열리는 지역이 의성과 강릉 등에 몰려 있어 참가비보다 이동과 숙박에 드는 비용이 더 크다는 점은 미리 계산해두는 편이 좋다.
회당 5~20만원이동과 숙박 한국 컬링 비용의 실질적 본체다. 수도권 거주자가 의성이나 강릉의 시트를 이용하려면 편도 2~4시간이 걸리고, 저녁 시간대 시트를 잡으면 1박이 사실상 필수가 된다. 유류비와 통행료를 카풀로 나누면 1인 3~6만원, 숙박까지 하면 10만원을 넘긴다. 경북·강원 거주자에게는 이 항목이 거의 0에 가까워, 같은 종목인데도 사는 곳에 따라 연간 비용이 몇 배씩 갈린다.
연 10~25만원장비 유지와 소모품 가장 큰 항목은 브룸 헤드 패드로 장당 2~5만원, 스위핑을 많이 하면 시즌당 두세 장이 나간다. 그리퍼는 1~3만원에 한두 시즌, 장갑은 3~10만원에 한 시즌 정도 쓴다. 컬링화 슬라이더는 마모되면 교체하거나 갈아주는데 몇 년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다른 겨울 종목과 비교하면 유지비가 눈에 띄게 적은 편이며, 이 종목의 지출 구조는 장비가 아니라 이동에 쏠려 있다.

한국 시장 기준이며 지역·시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흔한 부상과 예방

무릎 통증과 반월판 손상

컬링에서 가장 흔한 만성 부상이다. 딜리버리는 앞다리를 접고 뒷다리를 얼음 가까이 눕힌 채 20킬로그램짜리 스톤을 밀고 나가는 동작이라 무릎에 비틀림과 압박이 동시에 걸리고, 이를 한 시즌에 수천 번 반복한다. 예방은 세 가지다. 첫째, 슬라이딩용 니패드를 반드시 착용해 뒷무릎이 얼음에 직접 닿지 않게 한다. 차가운 표면에 눌린 관절은 통증 신호가 늦게 와서 이미 무리한 뒤에야 알아차리게 된다. 둘째, 얼음에 들어가기 전 5분 이상 걸으며 체온을 올린다. 영상 4도짜리 시트에서 굳은 무릎으로 첫 딜리버리를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셋째, 슬라이딩 중 상체가 앞다리 바깥으로 쏠려 무릎이 안으로 말리는 자세를 영상으로 확인해 교정한다. 이 각도 하나가 반월판 손상의 대부분을 설명한다.

요통과 허리 디스크 악화

스위핑은 상체를 깊게 숙인 채 시트를 옆걸음으로 이동하며 팔을 왕복시키는 동작이라, 허리 굴곡과 회전이 동시에 반복된다. 여기에 스톤을 들어 옮기는 동작이 더해지면 허리에 걸리는 부담이 상당하다. 예방의 핵심은 브룸에 체중을 싣는 방식이다. 팔로만 문지르면 상체를 지탱하느라 허리 신전근이 계속 버티게 되지만, 브룸 샤프트에 상체를 얹어 체중으로 누르면 힘이 코어와 다리로 분산된다. 스톤을 들 때는 반드시 무릎을 굽혀 들고 허리로 비틀어 옮기지 않는다. 시트가 차갑고 경기 시간이 두 시간을 넘기 때문에 엔드 사이 대기 시간에 허리를 펴는 습관도 중요하며, 기존에 디스크 병력이 있다면 스위핑 비중이 큰 리드보다 스킵 포지션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어깨 충돌증후군과 손목 건초염

스위핑 동작은 어깨를 몸 앞쪽에서 빠르게 왕복시키는 반복 운동이며, 한 경기에서 수천 회가 나온다. 어깨 관절 앞쪽에서 힘줄이 끼이는 충돌증후군과 손목 신전근 건초염이 여기서 나오고, 브룸을 쥔 위쪽 손의 팔꿈치에도 부담이 간다. 예방은 우선 좌우 그립을 바꿔가며 쓰는 것이다. 대부분의 컬러가 평생 한쪽 그립만 쓰는데, 양쪽을 번갈아 쓰면 부하가 절반으로 나뉘고 스위핑 위치 선택도 자유로워진다. 브룸 길이를 키에 맞게 조절해 지나치게 짧은 샤프트로 어깨를 과하게 들어 올리지 않도록 하고, 시즌 중에는 회전근개와 견갑골 주변 근력 운동을 주 2회 병행한다. 통증이 생겼을 때 쉬지 않고 계속 쓸어대는 것이 만성화의 유일한 원인이다.

낙상에 의한 후두부 충격과 손목 골절

컬링에서 가장 심각한 사고는 스톤이 아니라 그냥 걷다가 일어난다. 한쪽 발에 테플론 슬라이더를 붙인 상태로 얼음 위를 이동하다 무심코 그 발에 체중을 실으면 순식간에 뒤로 넘어지고, 뒤통수가 그대로 얼음에 부딪힌다. 반사적으로 손을 짚으면 손목 골절이 된다. 예방책은 단순하고 확실하다. 시트를 걸어 이동할 때는 항상 슬라이더 위에 고무 그리퍼를 덧씌우고, 그리퍼가 붙은 발로만 디디며, 슬라이더 발은 끌지 말고 들어서 옮긴다. 넘어질 때 손을 뻗지 말고 팔을 몸에 붙여 옆으로 미끄러지는 낙법을 미리 연습해두면 손목 부상이 크게 준다. 후두부를 찧었다면 어지럼이나 메스꺼움이 없더라도 그날은 얼음에서 나오는 것이 원칙이다.

컬링의 돈 쓰는 순서는 명확하다. 첫 지출은 탈부착 슬라이더와 그리퍼, 그다음이 장갑과 무릎보호대이고, 컬링화와 브룸은 슬라이딩 자세가 잡히고 클럽에 들어간 뒤에 사도 전혀 늦지 않다. 오히려 자세가 잡히기 전에 산 컬링화는 슬라이더 두께가 안 맞아 다시 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아껴서는 안 되는 항목은 그리퍼다. 1~3만원짜리 고무 한 짝이 이 종목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위험한 사고를 막아준다.

다만 솔직히 말해, 한국에서 컬링을 시작할 때 실제로 결정적인 변수는 장비도 실력도 아니라 사는 곳이다. 경북과 강원에 산다면 다른 어떤 겨울 종목보다 싸고 접근하기 쉬운 스포츠이고, 수도권이나 남부 도시에 산다면 주말마다 몇 시간을 이동할 각오가 필요하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플로어컬링으로 규칙과 전술 감각을 쌓아두었다가 여건이 될 때 얼음으로 넘어가는 경로도 충분히 유효하다. 컬링은 스무 살에 시작해도 마흔에 전성기를 맞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목이라, 늦게 시작하는 것 자체는 전혀 불리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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