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미래

운동선수 · 몸이 곧 커리어가 되는 일. 올림피아에서 월계관을 쓴 승자들부터 오늘날 전 세계를 사로잡는 스타들까지, 짧고 냉혹하며 승자가 거의 모든 것을 가져가는 이 직업을 수십억 명이 지켜본다.

스포츠는 다른 직업들이 두려워하는 실험을 이미 거쳤다. 1997년 딥블루가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은 이후 기계는 체스에서 인간을 결정적으로 능가해왔지만, 인간 체스는 오히려 성장했다. 관중은 애초에 '최적의 수'를 사려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산 것은 인간의 경쟁 그 자체였다. 눈에 보이는 노력, 실수 가능성, 배짱, 그리고 승부의 무게였다. 볼트보다 빠른 로봇이 있다 해도 그것은 공학적 시연일 뿐 운동선수는 아니다.

다만 그것이 지켜주는 것은 경기 자체일 뿐, 이 직업 전체는 아니다. 프로 운동선수 주변에는 상대 분석, 훈련 부하 계획, 심판 판정, 미디어 제작처럼 정확히 AI가 잘하는 패턴 인식과 콘텐츠 문제 유형의 업무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 직업의 중심은 안전하지만, 그 주변의 업무는 재편되고 있다.

12 / 100
매우 낮음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업무의 비율

선수의 핵심 업무 — 압박 속에서 인간의 몸으로 경쟁하고, 다른 인간들이 그것을 지켜보는 것 — 은 사람들이 돈을 내는 대상이기를 멈추지 않는 한 자동화될 수 없다. 현실적인 자동화 대상은 지원 업무다. 분석, 프로그래밍, 판정, 그리고 이미 상당 부분 기계의 도움을 받고 있는 정형화된 콘텐츠다. 이 직업의 진짜 위험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부상, 선발 탈락, 그리고 시간이다.

직함이 아니라 업무 단위로 산정했다. 낮을수록 안전하다.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직업 →

기계가 가져가지 못하는 것

인간의 몸 자체가 상품이다

96

관중은 인간이 인간의 한계에 맞서 애쓰는 모습을 보기 위해 돈을 낸다. 로봇 대회도 존재한다. 로보컵은 1997년부터 열려왔지만 연구자 관중을 모을 뿐 경기장을 채우지는 못한다. 기계의 성능이 더 뛰어나다고 해서 관중이 옮겨가지는 않는다.

생중계되는 각본 없는 경쟁

88

스포츠는 결과가 진정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몇 안 되는 대중 미디어 포맷 중 하나이며, 이것이 각본 있는 콘텐츠는 파편화되는 와중에도 생중계 중계권료가 계속 치솟는 이유다. 인간의 몸이 만들어내는 불확실성이야말로 희소한 자산이다.

이야기와 감정 이입

82

팬들은 커리어를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컴백, 쇠퇴, 너무 늙었다던 두 아이의 엄마가 금메달 네 개를 따내는 이야기다. 인간의 궤적에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 팬덤을 움직이는 엔진이며, 기계에는 커리어가 없다.

몸으로 구현되는 즉흥성

75

알리가 경기 도중 로프 어 도프를 즉석에서 만들어낸 것이나, 보지 않고 건네는 패스 같은 찰나의 창조적 행위는 움직이는 인간 지능이라는 문제의 정점이며, 로보틱스는 아직 거기서 한참 멀리 있다. 관중이 이를 특히 소중히 여기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 각본에 없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인간의 것으로 규정하는 규칙

68

관리 단체들은 인간이라는 경계를 적극적으로 지킨다. 수영은 2010년 폴리우레탄 수영복을 금지했고, 월드 애슬레틱스는 신발 밑창 두께에 제한을 두었으며, 도핑 방지 제도는 오로지 경쟁이 인간의 몸 사이에서 이루어지도록, 실험실 사이의 경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미 가져가고 있는 것

심판과 판정

70

호크아이는 모든 메이저 테니스 대회에서 라인 판정을 내리고, 축구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을 사용하며, 체조는 AI 채점 지원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스포츠에서 사람의 판단이 개입하는 영역이 다른 어떤 부분보다 빠르게 자동화되고 있다.

상대 분석과 스카우팅

65

컴퓨터 비전 트래킹은 이제 중계 영상만으로 모든 선수의 위치와 패턴을 자동으로 추출한다. 예전에는 분석가들이 며칠씩 걸려 만들던 스카우팅 리포트가 이제는 전 세계, 하위 리그 수준까지 몇 분 만에 스스로 만들어진다.

훈련 부하 프로그래밍

55

웨어러블 데이터와 머신러닝 모델은 부상 위험 급증과 컨디션 점수를 표시하며 점점 더 일일 훈련 계획의 초안을 직접 작성하고 있고, 스포츠 과학자들의 역할은 프로그램을 직접 짜는 것에서 기계가 제안한 프로그램을 검토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형화된 미디어와 콘텐츠

60

자동 하이라이트 편집, 하위 리그 경기의 AI 번역과 해설, 그리고 생성형 소셜 콘텐츠는 예전에는 제작팀이 필요했던 작업을 이미 대체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선수 본인의 정형화된 콘텐츠 제작 업무도 상당 부분 포함된다.

일이 변해가는 방식

정상급 커리어의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 과학, 부하 관리, 그리고 돈이 정상급 선수의 한계 연령을 밀어냈다. 톰 브래디는 마흔셋에 슈퍼볼을 우승했고, 르브론 제임스는 마흔 살에 올스타에 선정되었으며, 페더러·세리나 윌리엄스·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예전 같으면 은퇴를 의미했을 나이를 훌쩍 넘어서까지 세계적 수준으로 경쟁했다. 다만 평균적인 선수 생명은 여전히 짧다.

선수가 하나의 미디어 회사가 되다

정상급 선수들은 이제 자신을 취재하는 언론사보다 더 큰 규모의 관중을 거느린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는 어떤 방송사보다도 많다. 최상위 스타들에게는 광고와 자체 콘텐츠 수입이 연봉을 뛰어넘으며, 이는 브랜드 구축을 부수적인 일이 아니라 핵심 직무 기술로 만들고 있다.

데이터가 선발을 결정한다

2002년 오클랜드의 '머니볼' 시즌이 통계 모델이 직관보다 뛰어난 스카우팅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한 이래, 영입과 계약, 심지어 전술까지 데이터 부서 쪽으로 옮겨왔다. 오늘날의 선수는 끊임없이 측정되며, 그 수치는 모든 협상 자리까지 그를 따라다닌다.

여성 스포츠가 빠르게 프로화되고 있다

딜로이트는 2024년 여성 엘리트 스포츠 매출이 사상 최초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추산했으며, 여자 축구와 농구에서 관중 신기록이 세워졌고, 크리켓의 WPL(2023년) 같은 새 리그가 진짜 새로운 전업 선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직업에서 구조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분이다.

갈라져 나오는 새 직업들

스포츠 데이터 분석가

트래킹 데이터와 이벤트 데이터를 구단과 협회의 영입·전술 결정으로 바꾸는 일이다. 스포츠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후방 지원 직무이며, 계량적 사고에 능한 은퇴 선수들이 흔히 자리 잡는 곳이기도 하다.

e스포츠 프로게이머

반응 속도, 훈련 시설, 코치, 그리고 신체 스포츠보다도 더 가파른 번아웃 곡선까지 갖춘 또 하나의 운동선수 커리어다. 전성기는 20대 초반에 오며, 전 세계 수억 명의 관중을 거느린다.

선수 브랜드·콘텐츠 매니저

선수 안에 있는 미디어 회사를 운영하는 일이다. 스폰서십, 채널, 출연, 평판 관리 등을 아우르며, 소셜미디어 이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이 직무는 이제 에이전트만큼이나 커리어 수입을 좌우한다.

퍼포먼스·회복 전문가

근력·컨디셔닝 코치, 물리치료사, 수면·영양 전문가 — 데이터 중심 스포츠가 계속 확장시키고 있는 스태프 계층이며, 은퇴 선수가 자신의 몸으로 체득한 지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진로다.

전망

가장 분명한 신호는 가장 먼저 '풀려버린' 종목들에서 나온다. 체스와 바둑 엔진은 이미 몇 년 전 인간을 넘어섰지만, 이후 두 게임의 인간 버전은 오히려 성장했다. 관중은 한결같이 기계의 우수한 결과물보다 인간의 경쟁을 선택해왔으며, 이는 운동선수가 기계공보다는 음악가에 훨씬 가까운 위치에서 자동화의 길을 걷고 있음을 시사한다.

달라질 것은 이 일의 질감이다. 내일의 운동선수는 기계가 짠 프로그램으로 훈련하고, 부분적으로 알고리즘의 눈에 스카우팅되고 채점받으며, 자신과 같은 데이터로 무장한 구단과 협상하고, 콘텐츠 운영을 당연한 업무로 다루게 될 것이다. 선수 주변의 지원 직군들이 자동화를 가장 먼저 흡수해 나갈 것이다.

솔직한 단서는 기술이 아니라 경제에 있다. 희소한 자원은 능력이 아니라 관심이다. 관중이 흩어지거나 합성 엔터테인먼트로 옮겨간다면 승자독식 경제는 더욱 가혹해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 어디에도 사람들이 다른 인간이 자신의 몸으로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일을 그만두리라는 조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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