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스타트 신호에서 피니시 빔까지, 모든 게이트를 정확히 통과하며 남들보다 빨리 도착하면 된다. FIS 국제경기규정에 담긴 나머지 모든 내용은 이 경쟁을 공정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다. 게이트 간격은 얼마나 벌어져야 하는지, 스키 길이와 회전반경은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 경기복의 통기성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스타트 순서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폴대를 놓쳤을 때는 어떻게 되는지가 모두 규정되어 있다.
알파인 스키는 코스의 수직 낙차, 게이트 간격, 그에 따른 속도로 구분되는 네 종목으로 치러진다. 슬라롬과 자이언트슬라롬은 기술 종목으로, 같은 날 두 번의 활주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슈퍼G와 활강은 스피드 종목으로 단 한 번의 활주로 결정되며, 활강만은 예외적으로 공식 훈련 활주를 반드시 거쳐야 출전할 수 있다. 복합 종목은 스피드 종목과 슬라롬 활주를 합산하고, 평행 종목은 두 선수가 나란한 코스에서 동시에 겨룬다.
한눈에 보는 득점
기본 규칙
슬라롬
가장 짧고 가장 기술적인 종목으로, 수직 낙차는 남자 약 180~220미터, 여자 140~200미터다. 방향 전환 횟수는 낙차(미터)의 30~35%로 정해져 약 55~75개 게이트가 설치되며, 선수는 이를 50~60초 만에 통과한다. 두 개 패널이 아닌 단일 폴대로 회전점을 표시하며, 선수들은 손, 정강이, 어깨로 이를 쓰러뜨리며 지나간다. 최소 스키 길이는 남자 165센티미터, 여자 155센티미터다.
자이언트슬라롬
많은 코치들이 기술의 순도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평가하는 종목으로, 수직 낙차 300~450미터에 방향 전환 비율은 낙차의 11~15%로 설정된다. 보통 45~65개의 게이트가 있으며 각각 두 개의 패널로 표시된다. 회전은 길고 하중이 크게 실려 바깥쪽 스키에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힘이 가해진다. FIS는 최소 스키 길이를 남자 193센티미터, 여자 188센티미터로, 최소 사이드컷 반경을 30미터로 규정한다. 이 반경은 2012년 35미터로 늘어났다가 선수들의 조작성 불만 때문에 2016년 다시 낮춰졌다.
슈퍼G
슈퍼 자이언트슬라롬의 줄임말로, 1982년 월드컵에, 1988년 올림픽에 도입되어 자이언트슬라롬과 활강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 수직 낙차는 남자 400~650미터, 여자 400~600미터이며, 방향 전환은 남자 약 35회, 여자 약 30회 이상으로 게이트 간격은 최소 25미터다. 결정적으로 훈련 활주가 전혀 없다. 선수들은 걸어서 코스를 살펴보고 순서를 암기한 뒤 단 한 번, 전속력으로 활주한다. 이 때문에 슈퍼G는 코스 답사 능력과 담력이 가장 크게 좌우하는 종목이다.
활강
이 종목의 간판 격 경기로, 수직 낙차는 남자 800~1,100미터, 여자 450~800미터에 달한다. 게이트 폭은 최소 8미터로 주로 속도를 제어하고 안전한 라인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며, 활주 시간은 90초에서 2분 이상까지 걸린다. 활강은 유일하게 공식 훈련이 의무화된 종목으로, 통상 경기 전 며칠에 걸쳐 3회 실시되며 이때 기록된 시간은 순위에 반영되지 않는다. 스키는 남자 기준 최소 218센티미터, 최소 반경 50미터여야 하며, 이 때문에 저속에서는 거의 조작이 불가능하다.
2회 활주 방식
슬라롬과 자이언트슬라롬은 대개 같은 슬로프에서 몇 시간 간격을 두고 별도로 설정된 두 코스의 합산 시간으로 순위를 정한다. 1차 활주에서 완주하지 못하거나 실격당한 선수는 탈락한다. 2차 활주에서는 상위 30명이 역순으로 출발한다. 즉 30위 선수가 먼저 출발하고 1차 선두는 마지막에 출발하는데, 이를 '플립' 규칙이라 부르며, 이 때문에 선두권 선수들이 가장 거친 설면을 만나게 되어 큰 격차도 자주 뒤집힌다. 나머지 진출 선수들은 1차 순서대로 이어서 출발한다.
코스 세팅과 답사
각 활주는 참가국에서 차출된 한 명의 코치가 직접 모든 게이트를 설치하고 결과에 책임을 진다. 세터들은 의도적으로 리듬을 바꾸고, 굴곡 너머로 게이트를 숨기며, 가장 가파른 구간에 함정을 배치한다. 이후 선수들은 스키를 신은 채 저속으로 옆으로 미끄러지며 라인을 살피는 답사를 하는데, 눈으로만 볼 수 있을 뿐 절대 코스를 활주할 수는 없다. 첫 출발자 이전에 포어러너가 각 활주 코스를 시험한다. 활강과 슈퍼G에서는 이 답사가 전속력으로 임하기 전 지형을 파악할 유일한 기회인 경우가 많다.
출발 순서와 등번호
코스는 스키를 탈수록 상태가 나빠지므로 추첨은 하나의 경쟁 무기다. 월드컵 기술 종목에서는 해당 종목 시작 리스트 상위 선수들끼리 가장 이른 번호를 추첨하고, 다음 그룹은 랭킹 순으로, 나머지는 순위대로 출발해 최상위 선수들이 가장 매끄러운 설면을 받는다. 슬라롬에서 골이 생기기 시작하면 늦은 번호의 선수들은 눈에 띄게 다른 코스를 만나게 된다. 스피드 종목에서는 설면보다 빛과 바람의 변화가 더 중요할 수 있어, 조건이 급변하면 경기가 연기되거나 중단되기도 한다.
장비 규정
FIS는 종목별 최소 스키 길이와 사이드컷 반경, 부츠 밑창 최대 높이, 눈과 발 사이 총 스탠드 높이 상한, 그리고 경기복의 초당 제곱미터당 최소 30리터의 통기성을 규정한다. 이는 팀들이 사실상 밀폐된 플라스틱 슈트로 경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이다. 헬멧은 모든 종목에서 의무이며 스피드 종목은 더 단단한 셸 기준을 적용받고, 백프로텍터도 필수다. 장비는 출발 시점과 결승 지점에서 재차 검사하며, 위반 시 결과는 그대로 무효가 된다.
반칙과 벌칙
게이트 놓침
이 종목에서 가장 흔한 실격 사유다. 양쪽 스키 팁과 양발이 반드시 게이트 두 폴대 사이의 가상선을 통과해야 한다. 한쪽 스키는 폴대 한쪽으로, 다른 쪽 스키는 반대쪽으로 지나가는 '스트래들'을 하거나 패널 바깥으로 돌아가는 선수는 아무리 빨랐어도 실격이다. 영상 게이트 심판이 애매한 상황을 검토하며, 결과판에는 우승 기록이었을 시간 옆에 'DSQ'가 뜨는 경우가 잦다. 코치들이 결승선에서 시계보다 깃발부터 확인하는 이유다.
재등반과 장비 이탈
게이트를 놓친 선수는 다시 올라가 올바르게 통과할 수 있으며, 그러면 활주는 유효로 인정되지만 손실된 시간 때문에 대개 순위권에서는 멀어진다. 스키 한 짝이 벗겨진 경우 남은 한 짝으로 계속할 수 있지만 남은 모든 게이트를 여전히 통과해야 한다. 실제로는 시속 120km에서 스키가 빠지면 활주는 사실상 끝난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는 최소 한 발이 남아 있거나, 넘어졌다면 몸으로 계측 빔을 끊어야 기록이 인정된다.
장비·경기복 위반
최소 길이 미만의 스키, 규정 이하의 사이드컷 반경, 허용 스탠드 높이를 초과하는 부츠 밑창이나 바인딩, 통기성 30리터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경기복은 모두 즉각 실격 사유다. 경기복은 경기 전 검사받고 경기 후에도 표본 검사를 받으며 때로는 원단을 잘라 검사하기도 한다. 2분 안팎의 활강에서 수천분의 1의 공기역학적 이득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복 규정은 이 종목에 처음 접하는 이들이 놀랄 정도로 엄격하게 단속된다.
출발 반칙과 방해
선수는 카운트다운 이후 허용된 시간 내에 출발해야 한다. 조기 출발은 스타트 완드를 끊어 무효가 되고, 지연 출발은 페널티나 실격 대상이다. 관중의 코스 난입, 헐거운 게이트, 스노모빌, 동물 등 선수의 통제 밖 요인으로 인한 방해는 노란 깃발로 중간 정지 신호를 받고 재활주 자격을 얻는다. 다만 심판진이 그 방해가 실제로 시간 손실을 초래했다고 판단해야 인정된다.
비신사적 행위와 도핑 방지
의료 소견 없이 의무 활강 훈련을 건너뛰거나, 결선 진출권을 얻고도 출발을 거부하거나, 심판단 지시를 무시하거나, 답사 중 코스를 훼손하는 행위는 벌금부터 출전 명단 제외까지 다양한 제재를 받는다. FIS는 세계반도핑규약에 따라 경기 중·외 검사를 시행하며, 알파인 스키는 지구력 설상 종목보다 도핑 사례가 훨씬 적지만 혈액 여권 모니터링은 연맹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경기 방식
월드컵 시즌은 통상 10월 말 죌덴 레텐바흐 빙하에서 개막해 3월 월드컵 파이널까지 이어지며, 유럽과 북미에서 남녀 각 약 40개 경기가 열린다. 상위 30명에게 100, 80, 60, 50, 45, 40점부터 1점까지 고정된 배점으로 포인트가 주어지며, 시즌 최고 총점을 기록한 선수가 종합 크리스털 글로브를, 종목별 최고 총점 선수가 스몰 글로브를 받는다. 종목별 상위 25명만 파이널에 진출하며, 파이널에서는 상위 15명에게만 포인트가 주어진다.
챔피언십 방식은 다르다. 동계 올림픽과 격년제 FIS 알파인 세계선수권은 단판 승부다. 합산 없이, 시즌 랭킹으로 인한 이점도 없이, 낯선 설면에서의 슬라롬 한 번이 한 시즌의 지배력을 통째로 뒤집을 수 있다. 두 대회 모두 개인 4종목에 복합 종목과 남녀 혼성 팀 평행 경기를 더해 치른다. 팀 평행 경기는 각국 4인조가 쌍둥이 코스에서 토너먼트로 맞붙는 방식이다. 챔피언십 결과에는 월드컵 포인트가 전혀 걸려 있지 않아, 세계선수권 우승자가 정작 그 시즌 글로브는 한 번도 우승하지 않은 라이벌에게 내주는 일도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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