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Library of Medicine · No restrictions
이븐 시나(아비센나)
이븐 시나의 의학 백과사전 『의학규범』은 우울증과 상사병 등 마음의 여러 상태를 다룬 장을 두어, 이를 빙의가 아니라 신체 질환으로 취급했다. 정신의학이 독자적 분야로 존재하기 수 세기 전, 신체적 징후를 통해 정신적 고통을 진단하려던 이른 시도였다.
그의 제자들이 남긴 기록에 따르면, 이븐 시나는 어떤 의사도 이름 붙이지 못한 병으로 쇠약해져가는 한 젊은 귀족을 진찰하러 불려갔다. 상사병을 의심한 그는 환자의 손목을 짚은 채 하인에게 도시의 여러 동네와 가문 이름을 천천히 읊게 하고, 특정 이름에서 맥박이 빨라지는지를 지켜보았다. 그렇게 숨겨진 연인이 드러났다. 이 진단과 주선된 혼인, 환자의 회복은 신체 증상을 말하지 않은 감정적 고통의 신호로 다룬 의학사 최초의 기록 사례 중 하나가 됐다.
“명백한 신체적 원인이 없는 증상도 여전히 신체적 흔적을 남길 수 있다. 몸을 충분히 세심하게 지켜보면 환자가 말하지 않는 것을 드러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