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CPA)
법적으로 IB 업무에 필수는 아니지만, 회계법인을 거쳐 IB로 이직하는 경로의 사실상 관문이다. 1차·2차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합격률이 낮기로 알려진 국가시험이다.
한국에서 투자은행업은 독립된 업종이 아니라 증권회사 내부의 한 사업부문으로 존재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재편된 금융시장과, 2009년 시행된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증권·선물·자산운용 관련 법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금융(IB) 부문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 허용된 '초대형 IB'(발행어음 업무) 제도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소수의 대형 증권사가 국내 IB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는 구조를 굳혔다.
실제 업무는 서울 여의도의 증권사 IB본부와, 같은 여의도나 강남에 서울지점을 둔 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 같은 외국계 은행으로 나뉜다. 국내 증권사는 국내 대기업의 국내 M&A·IPO·회사채 발행을 주로 담당하고, 외국계 서울지점은 국경 간 대형 딜과 해외 상장을 맡는다 — 두 트랙은 채용 방식도, 연봉도, 요구되는 배경도 상당히 다르다.
경영학과나 경제학과에서 학사를 마치고 매년 상반기·하반기에 열리는 증권사 정기 신입공채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흔한 경로다. IB본부는 서류전형에서 학점과 어학 점수, 자기소개서를 보고 인적성검사와 여러 차례의 면접을 거쳐 선발한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회계법인의 재무자문(FAS)이나 거래자문(TS) 부서에서 실사와 가치평가 실무를 익힌 뒤 증권사나 부티크 IB로 이직하는 경로다. 회계·세무 지식이 필요한 딜에서 특히 선호된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씨티 등 외국계 IB는 서울지점에서 자체적으로 소수의 신입·인턴을 뽑는다. 국내외 상위권 대학 졸업과 원어민 수준의 영어가 사실상 전제 조건이며, 채용 인원이 국내 증권사 공채보다 훨씬 적다.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공채로 입사해 기업금융·인수금융·구조조정 부서에서 경력을 시작하는 경로다. 대형 딜을 다루는 비중이 높아 이후 증권사 IB로 이직하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법적으로 IB 업무에 필수는 아니지만, 회계법인을 거쳐 IB로 이직하는 경로의 사실상 관문이다. 1차·2차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합격률이 낮기로 알려진 국가시험이다.
금융투자업 종사자가 자산운용 관련 업무를 하려면 협회에 등록해야 하는 자격 중 하나로, IB부문 신입사원도 입사 초기에 취득하도록 요구받는 경우가 많다.
법적 요건은 아니지만 국내 IB·자산운용업계에서 이력서를 보강하는 자격증으로 널리 취득한다. 레벨 1~3 전 과정에 통상 수년이 걸리며 서울에서 응시할 수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와 외국계 IB 서울지점 신입 채용 모두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로, 경영대학과 경제학부 모두 기업재무·M&A 관련 과목을 정규 커리큘럼에 두고 있다.
고려대와 함께 서울대 다음으로 증권사 IB부문에 많이 채용되는 학교로, 학생 주도 투자 동아리 활동이 사실상의 1차 스크리닝 역할을 한다.
연세대와 오랫동안 국내 금융권 신입 채용의 양대 축을 이뤄왔고, 경영대학 내 금융 특화 과정이 증권사·자산운용사로 이어지는 통로가 된다.
삼성그룹의 재단 출연과 장학 지원을 받아 성장한 경영대학으로, 삼성증권을 비롯한 삼성 금융계열사 채용에서 강세를 보이며 SKY 다음가는 실질적 공급원으로 꼽힌다.
자기자본 기준 국내 최대 증권사로, IB부문이 국내외 대형 M&A와 채권 발행을 폭넓게 주관한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로, 오랫동안 IB부문의 딜 실행력으로 업계 안팎에서 평가받아 왔으며 2017년 발행어음 업무를 가장 먼저 인가받았다.
농협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로, IPO 주관 실적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초대형IB 중 하나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대기업 구조조정과 대형 인수금융을 담당하며, 시중 증권사와는 다른 성격의 국내 IB 업무를 수행한다.
국내 IB 업무는 사실상 서울 여의도와 인접한 일부 지역에 몰려 있다. 지방에서는 이 일을 할 자리 자체가 거의 없어, 커리어를 시작하려면 사실상 서울 거주가 전제된다.
증권사 IB부문 공채는 여전히 대규모 정기채용에 크게 의존하고, 출신 대학이 서류전형의 실질적인 1차 필터로 작동한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나온다. 이른바 'SKY' 외 대학 출신은 서류 통과 자체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남성 지원자는 병역의무로 통상 18개월(육군 기준, 2021년부터 적용)의 경력 공백이 생긴다. 신입공채는 병역을 마친 지원자를 전제로 설계된 경우가 많아, 입대와 채용 시점을 맞추는 것 자체가 하나의 진입 장벽이다.
국내 증권사 IB는 국내 대기업 딜 위주로 처우가 상대적으로 낮고, 외국계 서울지점은 국경 간 대형 딜을 맡으며 훨씬 높은 보수를 지급한다. 두 트랙 사이의 이동은 활발하지 않고, 채용 인원 자체도 외국계가 압도적으로 적다.
결국 이 직업의 한국적 형태는 여의도라는 좁은 지리, 공채라는 획일적 관문, 그리고 국내계·외국계로 갈라진 두 개의 시장 안에서 정의된다. 신뢰를 중개한다는 이 업의 본질은 그대로지만, 그 신뢰를 얻는 문은 서울에서 유난히 좁다.
AI가 주니어 업무를 흡수하는 흐름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 오히려 정기공채 규모가 줄어들면 학벌과 인맥에 좌우되는 좁은 진입로가 한층 더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